존경하는 예술해방전선 회원 및 투쟁동지 여러분께
여름이 저물어 갑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의 결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실 즈음일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올여름은 유난히 사나웠습니다. 폭염경보와 야외활동 자제 재난문자가 번갈아 울리는 날들이 이어졌고, 그런 날에도 거리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8월 1일, 예술해방전선은 청와대 앞에 있었습니다. 강원도 홍천 풍천리의 잣나무 숲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일곱 시간 동안 노래했습니다. 지난 소식지에서 미리 알려드렸던 그 자리입니다. 뜨거웠고, 길었고, 끝나고 나서도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8월 하순에는 잠시 쉬었습니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만두를 나눠 먹었습니다. 늘 현장 이야기만 전해드리다가 노는 이야기를 적으려니 조금 쑥스럽습니다만, 오래 함께 가려면 쉬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9월 5일에는 다시 풍천리로 갑니다. 이번에는 청와대 앞이 아니라 마을회관 앞마당입니다. 싸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잔치를 하러 갑니다. 칠 년을 버텨온 사람들과 하루쯤은 웃고 먹고 춤추려 합니다.
여름의 끝자락을 건너고 계신 동지 여러분께 안부를 여쭙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늘 변함없는 후원과 연대로 우리를 지탱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담아 8월 소식지를 엽니다. 함께 연대하며, 예술해방전선 드림
청와대 앞에 숲을 세웠습니다 — 「베어지기 전에, 풍천리」

8월 1일 토요일,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에 무대가 섰습니다.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곱 시간 동안 팀당 삼십 분씩 릴레이로 이어진 음악 문화행동 「베어지기 전에, 풍천리」였습니다. 슬로건은 지난 소식지에서 전해드린 그대로 '청와대 앞에 숲을 세운다'였습니다.
그날 서울에는 폭염경보가 내려 있었습니다.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습니다. 그럼에도 무대는 예정대로 열렸고, 열세 팀이 차례로 올랐습니다. 물장구클럽, 강민정, 경하와 세민과 멍구와 흑염소, 길가는밴드 장현호, 아나자오, 강상석, 김민정(알마즈), 자이, 남수, 종이코트, 하늘소년, 삼각전파사, 치핵이 각자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모든 무대는 출연료 없는 연대 공연이었습니다.

객석에는 풍천리 주민들이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올라오셨습니다. 지리산에서, 원주에서, 인제에서, 제주에서 찾아온 분들도 있었습니다. 대책위 총무 이창후 님은 그날의 더위를 두고 '이 더위는 오히려 덥게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마을 주민 서도화 님은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지키려는 사람이 스스로 마이크를 잡는 장면 앞에서, 우리가 부른 노래는 그저 반주에 가까웠습니다.
이 자리가 지키려는 숲에 대해 다시 한번 적어 둡니다. 풍천리의 잣나무 숲은 1936년에 심어진 숲입니다. 1,800헥타르에 이르고,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품숲이며,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입니다. 국내 잣 생산의 60~70퍼센트가 이곳에서 나옵니다. 그 자리에 600메가와트 규모의 홍천 양수발전소가 들어섭니다. 2026년 1월 본공사가 시작됐고 준공 목표는 2032년 12월입니다. 2024년 10월에는 이미 잣나무 2,256본이 매각되어 베여 나갔습니다.
이 공연은 자이, 장현호, 곽민이 님이 음악가를 섭외하고 황경하 님이 전체를 기획했으며, 이준용 감독이 영상을 맡고 박성율 목사가 주최를 책임졌습니다. 예술해방전선은 그 준비와 진행에 함께했습니다.
다만 결과를 정직하게 전해드려야겠습니다. 공연 나흘 뒤인 8월 5일, 환경부 장관은 주민들에게 '현실적으로 공사를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주민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일곱 시간의 노래로 사업이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도 그럴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날 청와대 앞을 지나던 사람들이 풍천리라는 지명을 처음 들었습니다. 기사가 나왔고, 영상이 남았고,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싸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대책위는 다음 행동을 홍천군청과 한국전력 인근으로 넓혀갈 예정입니다. 숲이 베이는 속도보다 이름이 불리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지난달에 적었습니다. 그 문장을 거두지 않겠습니다.
예술해방전선의 여름 휴가 — 계곡에서 하루

8월 23일 일요일, 예술해방전선은 하루를 쉬었습니다. 뮤지션 삼각전파사의 고향집 근처에 물 좋은 계곡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말 한마디에 일정이 잡혔습니다. 공연도 회의도 아닌 모임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가져간 것은 찐빵과 만두, 과일, 그리고 후무스였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누가 챙겨왔는지 지금도 의견이 갈립니다. 물가에 놓인 평상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펼쳤고, 나무 그늘이 알아서 천장 노릇을 했습니다. 계곡물 소리가 워낙 커서 목청을 높여야 대화가 되었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는 물에 들어갔습니다. 발만 담그겠다던 사람이 제일 먼저 온몸이 젖었습니다. 함께 간 강아지도 물에 들어가 몸을 씻고 나와서는 사람들 사이를 돌며 물을 털었습니다. 바위에 걸터앉아 아무 말 없이 물만 바라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개 현장에서 만납니다. 집회 옆이나 농성장 앞, 무대 뒤편에서 인사하고 헤어집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서로의 안부를 길게 묻기가 어렵습니다. 다들 지쳐 있고,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하루가 필요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모이는 하루 말입니다.
연대는 오래 하는 일입니다. 618번을 이어온 촛불도, 칠 년을 버틴 마을도 그렇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곁에 오래 있으려면 우리도 지치지 않아야 하고, 지치지 않으려면 쉬어야 합니다. 계곡에서 보낸 하루를 소식지에 적는 이유입니다. 동지 여러분께서도 올여름 어딘가에서 발을 담그셨기를 바랍니다.
이번엔 마을로 내려갑니다 — 9월 5일 「풍천리 잣나무 마을 잔치」

9월 5일 토요일 오후 1시,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풍천리 잣나무 마을 잔치」가 열립니다. 예술해방전선도 함께합니다.
8월 1일이 서울로 '올라간' 자리였다면, 이번은 음악가들이 마을로 '내려오는' 자리입니다. 지난해 7월 같은 마을회관에서 열린 「잣나무골 여름잔치」의 두 번째 자리이기도 합니다. 청와대 앞에서 마을 사람들이 우리를 보러 왔으니, 이번에는 우리가 마을로 갑니다.
경하와 세민, 김동산과 블루이웃, 길가는밴드 장현호, 마쓰모토 코타, 박지휘, 삼각전파사, 자이, 최양다음 NEXT, ZSTHYGER까지 아홉 팀이 무대에 오릅니다. 베를린에서 활동해온 음악가부터 수원의 포크 블루스 밴드까지, 이번에도 이력은 제각각입니다.
이 자리는 규탄 집회가 아닙니다. 잔치입니다. 칠 년을 싸워온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일흔을 넘기셨습니다. 그 세월 동안 군청 바닥에서 밤을 새우고, 연행되고, 벌금 약식명령을 받으셨습니다. 그런 분들과 하루쯤은 노래를 듣고 밥을 나누고 웃으려 합니다. 구경하는 자리가 아니라 섞이는 자리로 만들고 싶습니다.
관람료는 없고 예매나 사전 신청도 필요 없습니다. 다만 풍천리는 대중교통이 드문 산촌 마을입니다. 자가용을 권해 드리고, 오실 분들끼리 차를 나눠 타시면 좋겠습니다. 야외 자리가 많으니 돗자리와 모자, 그리고 초가을 저녁에 대비한 겉옷을 챙겨 오시기를 권합니다. 이동이 어려우시면 대책위 이창후 총무님(010-8918-8933)께 미리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마을에 차 한 대가 더 들어오는 것이 주민들께는 큰 힘이 됩니다. 9월 5일 토요일, 풍천리에서 뵙겠습니다.
7월 회계보고
| 수입 항목 | 금액 |
|---|---|
| CMS 정기후원 | 59,300원 |
| 총수입 | 59,300원 |
| 지출 항목 | 금액 |
|---|---|
| CMS 수수료 | 33,000원 |
| 총지출 | 33,000원 |
지난 7월 한 달 동안 동지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CMS 정기후원은 모두 59,300원이었습니다. 지난달과 한 푼도 다르지 않은 액수입니다. 이 숫자가 같다는 것은 지난달에 보내주신 분들이 이번 달에도 빠짐없이 보내주셨다는 뜻입니다. 늘어나지 않아도 줄지 않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저희는 이 반복되는 숫자에서 읽습니다.
지출은 CMS 수수료 33,000원 한 건이었습니다. 이 수수료는 정기후원을 자동이체로 받는 대가로 매달 빠져나가는 돈입니다. 후원금이 59,300원인데 그중 33,000원이 수수료로 나가니, 보내주신 돈의 절반 이상이 모금 비용으로 쓰이는 셈입니다. 부끄러운 숫자입니다만 이것이 지금 저희의 형편입니다. 후원자가 늘어야 이 비율이 낮아집니다.
7월 한 달 동안 수입 59,300원에서 지출 33,000원을 뺀 26,300원이 더해져, 전월 잔액 285,784원에서 현재 잔액 312,084원이 되었습니다.
7월에도 활동 지출은 없었습니다. 618번째 촛불기도회를 비롯한 현장에 다녀왔지만 동지들이 각자 차비와 밥값을 감당했기 때문입니다. 자랑할 일은 아닙니다. 쓸 돈이 없어 쓰지 못한 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을 매달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일만은 계속하겠습니다. 수수료가 후원금의 절반을 넘는다는 사실까지 포함해서 그렇습니다. 감추지 않는 것이 후원해 주신 분들께 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믿습니다. 보내주신 마음을 허투루 쓰지 않겠습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